국민내일배움카드로 배운 실업자 과정 vs 재직자 과정 차이

실업자 과정으로 처음 시작했던 내일배움카드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재취업 준비를 하던 중에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처음 알게 되었다. 주변에서 국비로 수업 듣고 자격증도 딴다는 이야기를 듣고 HRD-Net에 접속했고, 직업상담을 통해 실업자 과정을 신청했다. 당시 나는 ‘실업자 전용 과정이니까 뭔가 더 체계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교육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주 5일, 총 3개월간 진행되었고, 포토샵과 HTML/CSS를 배우는 웹디자인 기초 과정이었다. 강의는 실습 중심이었고, 훈련기관 측에서도 수료율과 취업률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 수강생 관리가 엄격했다. 출결 체크도 철저했고, 과제 제출도 매주 있었다. 강의 분위기는 ‘취업이 목적’이라는 공통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매우 집중도가 높았다. 한편, 본인부담금은 약 18만 원 정도로 책정되었지만, 수료 후 약 60%가 환급되어 결과적으로 7만 원 정도의 비용만 들었다.

재직자 과정, 낮엔 회사 다니고 밤엔 수업

비슷한 시기에, 나의 친구는 한 스타트업에 취업하면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사용할 기회가 생겼다. 재직자 과정(근로자 훈련)이었다. 이 친구는 실업자 때 경험이 꽤 좋았기에, 퇴근 후 자기계발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영상편집 단기 과정’을 선택했다. 수업은 주 2회,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열리는 야간반이었다.

재직자 과정은 실업자 과정에 비해 강의 강도가 낮고, 출결이나 과제에 대한 압박이 덜했다. 물론 수업의 질이 낮다는 뜻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자격증 취득’보다는 ‘기초 실습 체험’ 중심의 편안한 분위기가 더 강했다. 수강생 중 대부분이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강사도 유연하게 수업을 운영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장 큰 차이로 느껴졌던 부분은 “수업에 임하는 자세”였다. 실업자 과정에서는 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많지만, 재직자 과정은 ‘시간 나면 들어야지’ 정도의 가벼운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한다.

 비용 지원과 행정처리의 차이도 분명했다

나와 친구의 경험으로 체감한 또 다른 큰 차이는 본인부담금과 환급 정책이었다. 실업자 과정은 본인부담금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환급도 가능하고, 실업 상태이기에 강의 시간대나 일정이 유연하게 제공되었다. 반면, 재직자 과정은 대부분 본인부담금이 매우 적거나 무료였지만, 환급은 따로 없었다. 또, 수강 횟수나 총 지원금 한도도 실업자 과정보다 제한이 많았다. 예를 들어 재직자는 연간 5회까지만 신청 가능하고, 총 지원금도 연간 300만 원 이내로 제한된다.

행정 절차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실업자 과정은 고용센터 상담과 승인이 필수였지만, 재직자 과정은 HRD-Net에서 간단히 자가진단만 통과하면 바로 신청 가능했다. 이 덕분에 접근성은 더 좋았지만, 그만큼 수강생의 진지함도 낮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시간 효율성과 부담 없는 수업이라는 점에서 분명 장점이 있지만, 뭔가 하나를 확실히 배우고 싶다면 실업자 과정이 더 유리하다고 느꼈다.

직접 경험한 비교 결론: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실업자 과정과 재직자 과정은 목적부터 분위기, 수강 조건, 비용까지 모든 면에서 다르다. 단순히 ‘무료 교육’이라는 이유로 아무 과정이나 신청하기보다는, 본인의 현재 상황과 학습 목표에 맞게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실업자라면 최대한 장기 과정,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게 좋고, 재직자라면 단기 실무 중심 과정으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 낫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과정을 모두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내일배움카드는 단순한 혜택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비로소 진짜 기회가 되는 제도"라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다시 신청할 일이 생긴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뚜렷한 목표와 전략을 세운 뒤 도전할 것이다. 이 글이 실업자와 재직자 사이에서 고민 중인 누군가에게 분명한 기준점이 되었길 바란다.